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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트럼프 관세 정책의 파고를 넘는 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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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재임 기간 동안 관세 정책을 주요 무기로 삼아 글로벌 무역환경을 크게 흔들었다. 특히 대중 관세 부과와 같은 정책은 특정 산업 섹터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지만, 반대로 일부 산업들은 이러한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그렇다면 트럼프식 관세 정책이 재차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지금,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산업 섹터는 무엇일까? 또한, 전문가들은 어떤 투자 전략을 추천하고 있을까?

헬스케어 산업

 헬스케어 산업은 트럼프 관세 정책의 영향이 가장 적었던 분야 중 하나다.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각국의 규제와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이 비교적 안정적이며, 필수적인 수요가 계속 유지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헬스케어 산업은 무역 전쟁 상황에서도 견조한 성장을 보였으며, 특히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도 안정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전문가의 투자 전략: 헬스케어 ETF나 헬스케어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추천했다. 예를 들어,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이나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itedHealth Group)과 같은 글로벌 헬스케어 대기업은 꾸준한 수익성과 안정적인 배당금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유틸리티 산업

 전기, 가스, 수도 등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틸리티 산업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부터 거의 완벽하게 보호받는 섹터다. 이는 기본적으로 국내 인프라에 기반을 둔 산업으로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나 무역 장벽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 침체나 무역 마찰 등 불확실성이 높을 때마다 오히려 투자 매력이 증가하는 방어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전문가의 투자 전략: 유틸리티 섹터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인 XLU를 포함해 배당률이 높은 미국 유틸리티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권장했다. 이러한 투자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고, 꾸준한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필수소비재 산업

 식음료, 생활용품 등을 포함하는 필수소비재 산업 역시 관세 충격에 강한 편이다. 경기가 둔화되거나 무역 환경이 악화되더라도 기본적인 소비는 줄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원재료 조달을 다변화해 관세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으며, 브랜드 파워를 통해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전문가의 투자 전략: 코카콜라(Coca-Cola),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 Gamble) 등 글로벌 필수소비재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나, 필수소비재 섹터 ETF인 XLP를 통한 분산 투자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들 기업은 안정적인 매출과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불황기에도 좋은 성과를 보여왔다.

IT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산업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 디지털 서비스 등 무형 자산 기반의 IT 서비스 산업은 물리적 상품에 부과되는 관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함께 성장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특히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국경을 초월한 확장성이 뛰어나다.

 전문가의 투자 전략: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세일즈포스(Salesforce) 등 클라우드와 SaaS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대형 기술주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추천되었다. 또한 IT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중심 ETF인 IGV에 대한 장기 투자도 고려할 만하며, 분할 매수와 장기 보유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평가되었다.

조세를 관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과 그 의미

 최근 논의되고 있는 '조세를 관세로 대체하겠다'는 발상은 단순한 경제정책 변경을 넘어, 세계 경제 질서의 대전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부자들에게 유리하고 서민들에게 불리한,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조치다. 관세는 결국 소비자 가격을 올리게 되고, 이는 서민들의 부담으로 직결된다.

또한, 미국이 더 이상 세계 경제의 수요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군사 안보 제공과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라는 두 축 중 하나를 포기하려는 움직임은, 세계 각국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

자유무역 질서의 붕괴와 새로운 투자 환경

 자유무역 체제가 무너지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세계 경제는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는 투자 환경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며, 이제 투자자는 단순한 수익률과 리스크 계산이 아니라 정치·경제적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치경제(Political Economy)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균형재정 원칙의 붕괴와 국가 부채 확대

 군사비 증대, 전략 산업 투자 등의 필요성으로 인해, 전통적인 '균형재정' 원칙은 더 이상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독일을 비롯한 주요국들도 재정 적자 확대를 감수하며 산업과 군사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국가 부채 급증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으며, 전통적인 채권 투자 기준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주요 기업들의 관세 대응 전략 사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는 글로벌 대기업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각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하는 전자, 자동차, 콘텐츠 기업들이 관세 리스크를 회피하거나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추진했다.

 

애플(Apple)

- 생산기지 다변화: 애플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 내 아이폰 생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시장 수요의 약 50%를 충족시킬 수준으로 계획되었다.

- 미국 내 대규모 투자: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정치적 부담 완화와 생산기지 현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 멕시코 공장 활용: 북미 수출용 TV를 주로 멕시코에서 생산하여 미국 관세를 우회할 수 있는 체계를 유지 중이다.

- 생산지 이전 검토: 미국 세탁기 관세 부과에 따라 일부 생산라인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대응력을 강화했다.

- 인도 생산 확대 고려: 글로벌 리스크 분산을 위해 인도 내 생산을 강화하려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하이브(HYBE)

- 콘텐츠 중심 구조: 하이브는 물리적 제품보다 디지털 콘텐츠와 공연 중심의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어, 관세 영향은 미미했다.

- 글로벌 팬덤 기반 확장: 오히려 K-팝의 글로벌 위상이 상승하면서 무역 마찰기 속에서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고 투자매력이 부각되는 사례로 평가된다.

 

포드(Ford)

- 가격 전략 조정: 관세에 따른 차량 가격 상승을 상쇄하기 위해 전 고객에게 직원 할인가를 적용하며 소비자 부담 완화에 집중.

 

GM(General Motors)

- 미국 내 생산 강화: 일부 인기 모델 생산을 미국 포트 웨인 공장으로 이전하며 관세 부담을 회피하고 일자리를 창출.

 

닛산(Nissan)

- 공급조정: 멕시코 생산분의 미국 수출을 중단하고 테네시 공장에서 미국 내 공급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관세 회피.

 

폭스바겐(Volkswagen)

- '수입 수수료' 도입: 관세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며 유럽 브랜드로서의 경쟁력 유지를 꾀함.

한국 내 기타 주요 기업들

- LG전자: 북미 수출 가전 중심으로 멕시코 생산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생산 분산 전략을 유지 중이다.

- 현대차그룹: 미국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에서의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미국 시장 공급의 안정성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 SK하이닉스: 반도체 장비와 부품의 일부가 관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고려해 미국·대만 등 생산거점의 역할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처럼 기업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춰 관세 정책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및 현지화 전략이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결론: 투자자의 새로운 시야

앞으로의 세계는 "항로 없는 항해"에 비유할 수 있다. 과거와 같은 자유무역 기반 성장 패턴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글로벌 자본 흐름도 정치적 변수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기존의 경제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며, 국제정치, 산업 정책, 군사 전략 등 복합적 요소를 고려한 입체적인 시야를 갖추어야 한다.

특히 트럼프식 관세 부활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흐름 속에서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내수 중심 산업과 무형 자산 기반 산업은 관세 리스크를 피해 갈 수 있으며, 이러한 섹터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헬스케어,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IT 서비스/소프트웨어와 같은 비교적 안정적인 산업군을 중심으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도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한 이들 섹터에 대한 투자 전략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야말로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 시대를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투자자의 자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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