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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260년] 11화. 메이지 유신은 기적이 아니었다 (최종회) 1. 로또 1등? 아니, 적금 만기였다 1화에서 나는 이렇게 물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딸깍 한 번으로 제국이 되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착각한다. 서양 배가 들어오고, 사무라이들이 머리를 자르고 양복을 입자마자 갑자기 공장이 돌아가고 기차가 달린 줄 안다. 하지만 지난 10번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확인했다. 그것은 기적이나 로또 당첨이 아니었다. 260년 동안 꼬박꼬박 부어온 적금이 만기 되어 터진 것이었다. 메이지 유신이라는 화려한 꽃은 에도 시대라는 거대한 뿌리가 없었다면 피어날 수 없었다.2. 소프트웨어만 갈아 끼웠다 다시 한번 복기해 보자. 정치적으로는 참근교대라는 족쇄가 역설적으로 전국을 잇는 도로망과 물류 시스템을 깔아놓았다. (2, 3화) 경제적으로는 오사카 상인들이 도지마 쌀 .. 더보기
[에도 260년] 10화. 100만 명의 목숨을 구한 두 남자의 담판 먼저, 이번 화의 주인공들을 알아보자.[인물 사전]사이고 다카모리 (유신군 대장): 삿초 동맹을 맺고 막부군을 박살 내며 에도(도쿄) 코앞까지 진격했다. "막부의 숨통을 끊어놓겠다"며 총공격 날짜를 3월 15일로 잡았다.가츠 가이슈 (막부군 대장): 막부의 해군 총재이자 일본 최고의 지성인. 일찍이 미국을 다녀와서 세계 정세를 꿰뚫고 있었다. "여기서 내전을 하면 일본은 망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적장 사이고를 만나러 간다. 사카모토 료마의 스승이기도 하다.텐쇼인 (아츠히메): 쇼군의 부인이지만 사쓰마 번 출신이다. 고향 후배인 사이고에게 "제발 가문만은 살려달라"는 눈물의 편지를 쓴다.1. 에도 최후의 날, 카운트다운 1868년 3월, 교토에서 출발한 유신군(관군)이 파죽지세로 에도까지 밀고 올라왔다. .. 더보기
[에도 260년] 9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삿초 동맹의 기적 막부를 무너뜨리려면 강력한 군사력이 필요했다. 당시 가장 센 '주먹'을 가진 두 번(지역)이 있었는데, 바로 사쓰마(가고시마)와 조슈(야마구치)였다. 문제는 이 둘이 철천지원수였다는 거다. 이 불가능한 결합을 만들어낸 전설적인 중재자가 등장하니, 그가 바로 사카모토 료마였다. [인물 사전]사카모토 료마 (토사 번 탈번 낭인):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 인물 1위. 정규직 무사가 아니라 백수(낭인) 신분으로 무역 회사를 차려 활동했다. 유연한 사고방식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앙숙인 두 세력을 하나로 묶은 '협상의 신'이다.사이고 다카모리 (사쓰마 번): 덩치가 산만하고 눈이 부리부리한 사쓰마의 리더. 현실적이고 계산이 빠르다. 조슈 놈들을 혐오했지만, 료마의 설득에 대의를 위해 손을 잡는다.기도 다카요시.. 더보기
[에도 260년] 8화. 가난한 하급 무사들의 반란: 존왕양이의 불꽃 먼저, 이번 혁명의 불씨를 당긴 인물들을 간단히 알아보자.요시다 쇼인 (조슈 번): 메이지 유신의 정신적 아버지. 작은 마을 서당(쇼카손주쿠)에서 불과 2년 남짓 가르쳤지만, 그의 제자들(이토 히로부미 등)이 나중에 일본 총리가 되고 장관이 되어 나라를 바꿨다. "미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광기)"를 강조한 위험한 혁명가였다. 이이 나오스케 (막부): 막부의 최고 권력자(대로). 굴욕적인 미일수호통상조약을 독단적으로 체결하고,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숙청한 '안세이 대옥'의 장본인이다. 철권통치로 막부를 지키려 했으나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1. "쇼군은 허수아비다!" 배신당한 사무라이들 1858년, 막부가 미국과 불평등 조약을 맺었다는 소식은 전국의 사무라이들에게 청천벽력 같았다. 쇼군(장군)이라는 직함.. 더보기
[에도 260년] 7화. 총포 앞에서도 쫄지 않는 '배운 놈'들의 외교 먼저, 이번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들(키맨)을 간단히 알아보고 가자.[인물 사전]매튜 페리 (미국): 미 해군 제독.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와서 "문 안 열면 대포 쏜다"고 협박한 인물이다. 겉으로는 강해 보였지만, 사실 본국에서 "절대 발포하지 마라"는 훈령을 받고 와서 속으로는 초조했다. 아베 마사히로 (일본): 당시 막부의 최고 실권자(노중수좌). 지금으로 치면 국무총리 격이다. 불과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였지만,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졌다. "싸우면 무조건 진다"는 걸 인정하고, 자존심보다는 실리를 택해 시간을 버는 전략을 짰다. 3. 하야시 아키라 또는 하야시 후쿠사이(일본): 막부의 유학 교육기관인 쇼헤이자카 학문소의 수장(대학두). 뼛속까지 성리학자다. 페리가 무력으로 나올 때 논리와 국.. 더보기
[에도 260년] 6화. 바늘구멍으로 세계를 해부하다, 데지마 1. 쇄국이라는 거대한 착각 우리는 흔히 에도 시대를 쇄국 정책의 시대라고 배운다. 문을 꽉 걸어 잠그고 외국과는 담을 쌓고 지낸 고립된 시기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막부는 문을 닫은 게 아니라, 통제 가능한 문 하나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막은 것에 가깝다. 서양의 불온한 사상(기독교)은 막고 싶었지만, 그들의 앞선 물건과 기술은 너무나 탐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든 것이 나가사키 앞바다의 인공섬, 데지마였다. 그곳은 일본이 세계와 호흡하는 유일한 숨구멍이자, 서양의 최첨단 문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깔때기였다.2. 부채꼴 모양의 인공섬, 그 안의 이방인들 나가사키 항구에 떠 있는 부채꼴 모양의 작은 섬, 데지마. 축구장 2개 정도의 이 좁은 공간에 네덜란드 상인들이 .. 더보기
[에도 260년] 5화. 월스트리트보다 200년 빨랐던 '욕망의 시장' 1. 쌀값이 널뛰기하면 나라는 망한다 에도 시대에 쌀은 단순한 곡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화폐 그 자체였다. 지금 우리가 월급을 원화로 받듯이, 당시 사무라이들은 연봉을 쌀가마니로 받았다. 이것을 시장에 내다 팔아서 현금으로 바꾼 뒤 생활비도 쓰고 술도 마셨다. 그런데 여기에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쌀 가격의 변동성이었다. 풍년이 들어 쌀이 넘쳐나면 쌀값이 폭락했다. 그러면 고정된 양의 쌀을 월급으로 받는 하급 무사들은 앉은 자리에서 거지 꼴이 되었다. 반대로 흉년이 들어 쌀값이 폭등하면, 쌀을 사 먹어야 하는 도시 서민들이 굶어 죽어 폭동이 일어났다. 막부 입장에서는 이 미친 듯한 가격 변동성을 잡는 것이 정권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이 절박함 속에서 오사카의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 더보기
[에도 260년] 4화. 글 읽는 인력거꾼의 비밀 1. 무사보다 똑똑한 농민, 그게 가능해? 지난 화에서 상인들이 돈을 벌었다고 했다. 근데 돈만 번 게 아니었다. 에도 시대에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지배 계급인 사무라이는 칼만 찰 줄 알지 무식한 경우가 태반이었는데, 피지배 계급인 상인이나 부농들이 글을 읽고 계산을 더 잘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난 거다. 이유는 단순했다. 상업이 발달하니 장부를 적고 계약서를 쓰려면 '읽고 쓰는 능력(리터러시)'이 생존 필수품이 됐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위해 그들은 공부를 해야 했다.2. 편의점만큼 많았던 학교, '테라코야' 국가가 세운 학교가 아니었다.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서민 교육 기관, 바로 '테라코야(서당)'였다. 놀랍게도 에도 말기에는 전국에 테라코야가 1만 5천 개에서 5만 개나 있었다고 한다. 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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