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30년의 시작, 일본은 어떻게 무너졌나?

한국이 걸어가고 있는 길 위에, 이미 지나간 나라가 있었다

 

도입:

1980년대 후반의 일본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 대국이었다.
도쿄 땅값으로 미국 전체를 살 수 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 가격은 치솟았고, 주식 시장 역시 끝없는 상승세를 탔다. 고도성장을 경험한 일본 국민들은 “이제 세계의 중심은 미국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자부심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1990년, 모든 것이 무너졌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 끼어 있던 거품이 터지면서 일본은 긴 불황에 빠졌고, 이 기간은 지금까지도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로 불린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 한국 역시 인구 감소, 고령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과연 우리는 그때의 일본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걸까?

1. 부동산과 주식, 끝없는 상승의 착각

1985년, 미국과 주요 국가들은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 강세를 억제하고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상승시켰다. 이로 인해 일본 내수는 과열되기 시작했고, 부동산과 주식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상승했다.
사람들은 '땅은 절대 안 떨어진다'는 믿음으로 앞다투어 빚을 내 투자했다. 은행은 담보 대출을 무제한으로 승인했고, 대기업조차 부동산 투기를 본업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1990년, 일본 중앙은행은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고, 이는 거품 붕괴의 신호탄이 되었다.
주가가 폭락하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대출은 회수되었고, 기업은 줄도산하기 시작했다.
그 후폭풍은 10년, 20년,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 버블이 터진 후, 사람은 ‘욕망’을 내려놨다

경제만 망가진 게 아니었다.
무너진 것은 사람들의 '심리'였다.

20~30대 청년들은 기업 구조조정으로 정규직 기회를 잃었고,
그 결과 결혼도, 출산도, 소비도 포기한 세대가 등장했다.
우리는 이들을 ‘사토리 세대(さとり世代)’라고 부른다.
사토리란 일본어로 ‘깨달음’을 뜻하지만, 여기선 욕망을 내려놓은 체념의 의미에 가깝다.

“무리해서 돈 벌 필요 없다. 그냥 조용히 살자.”
“결혼? 애초에 꿈도 안 꿨어.”
“출세? 안정? 그런 건 시대가 허락할 때나 가능했지.”

이런 태도는 소비 위축을 가속화시켰고, 일본 사회는 점점 더 침체된 분위기에 빠졌다.

3. 한국, 그 길을 닮아가고 있다

과연 이건 일본만의 이야기일까?
2025년의 한국은 어떻게 보이는가?

• 20~30대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고
• 결혼, 출산, 내집 마련은 ‘선택’이 아니라 포기 대상이 되었다
• 서울 집값은 고공 행진, 취업은 비정규직 일색
• IMF를 겪은 세대가 부모가 되었고, 지금의 청년은 ‘영끌’과 ‘빚투’로 미래를 저당 잡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헬조선”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쓴다.
과거 일본과는 확실히 문화적 차이는 있지만,
전체 흐름을 보면 "사회 분위기 자체가 닮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4. 개인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국가는 정책을 만들고, 기업은 구조조정을 하지만
개인은 선택해야 한다.

일본이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며 사람들이 택한 생존 방식은

• 소비를 줄이고
• 사람과의 관계를 줄이고
• 무리하지 않고, 은둔하거나 정체 상태에 머무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버티는 생존이 아니라,
의도적인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1. 자기만의 수입원 만들기: 본업 외에 블로그, 유튜브, 디지털 자산 등
2. 금융 지식 축적: 고배당 ETF, 장기투자, 부채관리
3. 감정 관리: 멘탈 방어력 유지, 관계의 질 유지

불황의 시대일수록 심리적 근력이 가장 강력한 무기다.

마무리: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을 마지막 기회

30년 전, 일본은 세계가 부러워한 나라였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가 거울처럼 비춰보게 되는 대상이 되었다.

우리도 몰랐던 사이, 너무 많은 부분이 닮아버렸다.
하지만 아직은 기회가 있다.
그들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시간, 바로 지금이다.

그리고 그 생존의 키는,
국가가 아닌 ‘개인’의 전략적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