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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주저리 잡담

5개월만에 잃어버린 지갑을 찾다. (그리고 낙지 한마리 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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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일에 쫓껴 부랴부랴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모르는 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걸려왔었다. 회의시작전에 무음처리를 하다보니 못받았다.

평소같으면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신경 안쓰는데 왠지 그냥 전화를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받았더니

 

000선생님이지요? 아 넵.

수원중부경찰서입니다. 지갑을 잃어버리셨죠? 아 넵.

우체통에 누가 넣으셔서 저희 서로 왔습니다. 택배로 부칠까요? 아니요 제가 가겠습니다.

 

그래서 일찍 퇴근해서 40분 거리에 있는 경찰서로 가서 수령하게 되었다.

 

이 지갑은 내가 5개월전에 고속도록 휴게소에서 잃어버린 지갑이었다.

 

카드지갑으로 주민등록증 이랑 코스트코 카드랑 신용카드, 체크카드 정도로만 있던 지갑이었다. 그래도 지갑이 비싼거라서 그리고 어떻게 왔는지 궁금해서 가져간다고 하고 운전하면서

해당 경찰서로 갔다. 운전하고 가면서 5개월 뒤에 온것도 신기하고 그 지갑을 사준 사람도 생각나고 그랬다. 예전 전여친이 생일선물로 사준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헤어져서 사라져도 괜찮다고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다시 챙기는게 맞다고 생각이 되었다.

 

40분 걸려서 경찰서에 도착했고 민원실에서 헤매다 질서계를 찾아서 전화를 하다가 잃어버린 내지갑을 가지고 와서 건네주었다. 해당 부서의 직원 분께서 개인정보 서류 그리고 인계했다는 서류를 작성하고 나는 잃어버린 내지갑을 다시 찾게 되었다. 그들도 이게 우체통으로 와서 어떻게 온건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내용물을 확인해보니 현급이 없어서 그런지 없어진 것 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참 대단하다. 자전거 빼고는 다시 돌아오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내 이름을 영어 이니셜을 새긴 것을 보니 전여친이 생각났고 추억보정으로 행복하던 때, 그리고 내가 못해준것만 생각나면서 잘사는 지 궁금했다. 그래서 판도라 상자를 열게 되었다. (괜히 봤다.)

 

프사에는 아이를 놓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가 못해줬기 때문에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동시에 초라해지는 나를 느꼈다. 그녀는 정말 나를 사랑해줬는데 나는 그것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나중에서야 소중함을 깨닫고 그녀를 갈구했지만 인연이란게 그렇듯이 서로 어긋날 수 밖에 없었다.

 

운전하고 오면서 최대한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슬픔에 잠겨서 새로운 관계를 거부하고 회피만 한다면 내 인생은 행복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이 쉽게 사그라 들지 않았다. 오면서 그냥 집에 간다면 뭔가 이 흐름대로 계속 안좋은 감정으로 저녁을 보낼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한번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동탄에 있을때는 먹지 못했던 낙지 수제비를 먹으면서 기분 전환하고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수제비가 떠오른 이유는 내 인생이 수제비범벅처럼 우울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무의식의 흐름이었다.

가는길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었지만 갔다.

영통에 위치한 곳이었다.

 

수제비 집은 많지만 낙지수제비는 없어서 탐이 나기도 했다.

(식탐이 참 많다. 우울한상황에서도 먹을걸로 기분 전환하려고 하니)

 

http://naver.me/5Z0qmcGC

 

네이버 지도

낙지한마리수제비

map.naver.com

 
식당 가보니 주차할곳이 부족하기는 했다. 주변에 적절히 찾아서 주차해야했다. 

 

22년 3월 21일 기준 낙지 한마리 수제비 가격은 8000원이었다. (마음에 들었다. )

그리고 수제비를 시키니 보리밥 같은 비벼먹을 밥이 나왔다. 

 

낙지 한마리 수제비를 시키니 나온 기본 찬과 밥

 

고추장과 열무반찬을 넣어서 비벼 먹었더니 맛있었다.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적당한 양이었다.

수제비 먹기전에 예열하는 느낌으로 먹었다. 

 

그리고 바로 수제비가 나왔다. 

 

수제비 두께가 얇아서 식감이 좋았다. 두꺼워서 가끔씩 밀가루 맛만 느끼게 되는 수제비 두께가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 

낙지양도 많았다.  

 

낙지 한마리 수제비

 

예전부터 주변에 낙지 한마리 수제비가 없어서 먹지 못했는데 수원도 왔고  겸사 겸사 먹게 되었다. 깔끔하게 부담스럽지 않게 먹고 나왔고 살짝 고추가 많아서 매운 편이었지만 워낙 내가 매운것을 못먹어서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매운축에 못들 것 같다. 

우울한 상황에서 먹었지만 기본적으로 맛있게 먹었고 다음에도 기분이 수제비 같을때 와서 먹고 갈것 같다. 

자꾸 배달의 민족 주문~ 이게 계속 나와서 낙지가 맛있나? 담에는 낙지전골이나 볶음 먹어봐야지 생각했다. 

친구랑 술먹을 각 잡고 와서 먹어봐야겠다. 

 

 

맛있는것을 먹으면서 소확행을 느꼈고

앞으로 내가 가져야 할 행복을 위해 우울감을 떨치고 앞으로 나가기로 했다. 어차피 인연이 안되었던것 ...

미련을 갖지 말자...

앞으로 만날 사람에게 잘해야지. 빨리 가서 내일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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